
도색이 벗겨진 것도 아닌데 비만 오면 선이 안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차선이 밤에 보이는 방식을 알면 왜 그런지, 무엇을 봐야 하는지가 정리됩니다.
같은 선이라도 낮과 밤, 비 오는 밤에 보이는 원리가 다릅니다. 비 오는 밤에만 문제가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차선 도료 위에는 모래알보다 작은 유리알을 뿌려 박아 넣습니다. 전조등 빛이 유리알 안으로 들어가 뒤쪽 면에서 꺾여 들어온 방향으로 되돌아 나가는데, 이것을 재귀반사라고 합니다. 그래서 밤에는 선이 스스로 빛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차가 지나다니며 유리알이 조금씩 떨어져 나갑니다. 도료는 남아 있어 낮에는 멀쩡해 보여도, 유리알이 빠진 선은 밤에 빛을 돌려보내지 못해 어둡게 보입니다. 낮에 보고 괜찮다고 판단하면 놓치는 부분입니다.
비가 오면 선 위에 물이 고여 유리알을 덮습니다. 빛이 유리알까지 가지 못하고 물 표면에서 반사되어 버립니다. 선이 도로면보다 도드라지지 않고 평평할수록 물이 오래 머물러 더 안 보입니다.
빗물에 잠겨도 빛을 돌려보내도록 유리알을 크게 하거나, 선 표면에 돌기를 두어 물 위로 반사면이 올라오게 한 차선이 있습니다. 도로에서 비 오는 밤에도 유난히 잘 보이는 구간이 있다면 이런 방식이 쓰인 경우입니다. 주차장 진입로처럼 밤에 차가 드나드는 곳이라면 시공 전에 이런 선택지가 있는지 물어볼 만합니다.
새로 칠할지 판단할 때 낮의 색보다 밤의 반사를 기준으로 삼으면 실제로 운전자가 겪는 불편과 맞아떨어집니다.
선 상태는 낮이 아니라 밤에 확인합니다. 차 안에서 전조등을 켜고 봤을 때 선이 바탕과 함께 어둡게 가라앉는 구간이 유리알이 빠진 곳입니다. 가능하면 비 온 직후 밤에 한 번 더 봅니다.
비 온 다음 날 물웅덩이가 오래 남는 자리는 선이 가장 먼저 안 보이는 곳입니다. 선을 다시 긋기 전에 그 자리의 배수부터 보는 편이 낫습니다.
지하 주차장은 비를 맞지 않고 조명이 있어 이 문제가 덜합니다. 진입로와 옥외 주차장, 경사로처럼 비를 맞고 밤에 전조등에 의존하는 곳부터 점검합니다.
밤에 차선이 보이는 건 도료 속 유리알이 전조등 빛을 운전석 쪽으로 되돌려 보내기 때문입니다. 유리알이 닳아 빠지면 도료 색은 남아 낮에는 멀쩡해 보여도 밤에는 어둡게 보입니다.
빗물이 선 위에 막을 만들어 유리알을 덮으면 빛이 물 표면에서 앞쪽으로 반사되어 운전석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선이 평평하고 물이 오래 고이는 자리일수록 더 안 보입니다.
유리알을 크게 하거나 선 표면에 돌기를 두어 물 위로 반사면이 올라오게 만든 차선이 있습니다. 밤에 차가 드나드는 진입로라면 시공 전에 이런 방식이 가능한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